[연구뭐하지 - 번외] 홍태경 교수 _ 지진을 통해서 경제 성장 정도도 추측할 수 있다?
조선왕조실록을 비롯한 역사서에는 한반도의 지진 기록이 상세히 남아 있습니다. 조선시대에만 1,600회 이상의 지진이 기록되었으며, 그중에는 규모 7에 달하는 강력한 지진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특히 수도권 지역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지진들은 당시 서울에 상당한 피해를 입혔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역사적 기록은 한반도가 결코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님을 시사하며, 과거의 기록을 바탕으로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지진 가능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할 필요성을 제기합니다. 최근 정부 주관으로 수도 서울에서 발생 가능한 최대 지진을 연구하는 사업이 시작되었습니다. 연구팀은 서울 전역의 중고등학교와 협력하여 운동장 한편에 총 60개의 지진계를 설치하고 지난 3년간 정밀 모니터링을 수행해 왔습니다. 관측 결과, 수도권 일대에서 예상보다 많은 미세 지진이 발생하고 있음이 확인되었습니다. 이는 역사서 속의 기록이 단순한 과거의 사건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에도 충분히 재현될 수 있는 실질적인 위협임을 과학적으로 뒷받침하는 중요한 데이터가 되고 있습니다. 자연 지진은 단층이 파괴되면서 발생하기 때문에 2Hz 이하의 저주파 에너지가 많이 포함되는 반면, 인위적 진동은 2Hz에서 20Hz 사이의 고주파 에너지가 주를 이룹니다. 또한 발생 깊이에서도 큰 차이가 납니다. 인위적 진동은 지표면 근처 100m 이내에서 발생하지만, 한반도의 자연 지진은 주로 지하 5km에서 15km 사이의 깊은 곳에서 시작됩니다. 이러한 물리적 특성 차이는 지진의 원인을 정확히 판별하는 핵심 기준이 되며, 도심 속의 복잡한 진동 속에서도 순수 지진파를 찾아내게 합니다. 서울 시내에 설치된 지진계를 활용한 관측망은 평균 1km 내외의 매우 촘촘한 간격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좁은 간격으로 관측망을 구축하면 세 개 이상의 관측소에서 동시에 신호를 포착할 수 있어, 지진의 정확한 발생 위치와 규모를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지진학의 영역은 이제 지구를 넘어 화성으로까지 확장되었습니다. 화성 착륙선에 탑재된 지진계는 화성의 지각 구조와 기상 현상을 파악하는 데 기여하고 있으며, 전 세계 지진학자들은 화성에서 전송된 데이터를 공유하며 행성의 내부 비밀을 밝혀내고 있습니다. 지진학은 최근 경제학적 지표를 예측하는 도구로도 활용되며 그 지평을 넓히고 있습니다. 인간의 활동이 활발해지면 지진계에 잡히는 지진계 잡음도 증가한다는 점에 착안하여, 지난 20년간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진계 잡음과 국가별 경제성장률 사이에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음이 밝혀졌습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위축된 경제 활동이 지진계 잡음 감소로 실시간 반영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는 공식 통계가 나오기 전이라도 지진 데이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경제 상황을 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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