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강리뷰] 한반도: 10억 년 전으로의 시간여행 by 최덕근 ㅣ 2016 가을 카오스 강연 '지구인도 모르는 지구' 4강
우리가 발을 딛고 살아가는 한반도의 역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시간과 공간, 그리고 형성 과정이라는 세 가지 열쇠가 필요합니다. 지질학에서는 암석의 연령을 측정하여 '언제'를 파악하고, 판구조론을 통해 '어디에서 어떻게' 지각이 이동했는지를 추적합니다. 1년에 단 1cm의 움직임이라도 10억 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면 만 킬로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이동을 만들어냅니다. 이러한 역동적인 변화를 이해하는 첫걸음은 지구의 겉 부분인 판들이 서로 상대적으로 움직이며 지표면의 모습을 끊임없이 바꾸어 왔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1970년대에 등장한 판구조론은 현대 지질학의 혁명적인 토대가 되었습니다. 지구의 겉 부분은 암석권이라 불리는 여러 개의 판으로 나뉘어 있으며, 이들은 하부의 연약권을 따라 움직이며 생성과 소멸을 반복합니다. 대륙이 갈라져 해양이 탄생하고, 다시 해양이 섭입하며 대륙이 충돌하는 일련의 과정은 '윌슨 주기'라는 개념으로 설명됩니다. 현재의 홍해나 대서양, 태평양 등은 각기 다른 단계에 놓여 있는 지구의 역동적인 모습이며, 이러한 거대한 순환 속에서 한반도 역시 자신만의 독특한 형성과정을 거치며 지금의 자리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약 10억 년 전, 지구에는 '로디니아'라는 초대륙이 존재했습니다. 당시 한반도를 구성하게 될 땅덩어리들은 지금처럼 하나로 뭉쳐 있지 않고 멀리 떨어져 곤드와나 대륙의 가장자리에 위치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5억 년 전 무렵에는 '조선해'라고 불리는 얕은 바다가 형성되어 지금의 서해와 유사한 환경을 이루었습니다. 삼엽충 화석과 퇴적물의 특성을 분석해 보면, 당시의 한반도는 고도가 낮은 섬들의 형태였으며 양옆으로 소통이 가능한 바다에 둘러싸여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한반도의 골격이 만들어지기 전의 평화로운 초기 모습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한반도의 지질학적 전환점은 약 2억 5천만 년 전, 북중국 지괴와 남중국 지괴가 충돌하며 동아시아의 기본 골격이 완성된 시기입니다. 이 거대한 충돌로 인해 한반도의 주요 암석들이 형성되었고, 이후 1억 5천만 년 전에는 태평양판이 한반도 하부로 섭입하며 격렬한 화산 활동이 일어났습니다. 우리가 서울이나 경기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화강암들은 바로 이 시기의 산물입니다. 당시 한반도는 현재의 안데스 산맥과 유사한 험준한 지형이었을 것으로 보이며, 이러한 지각 변동을 통해 한반도는 점차 복잡하고도 매력적인 지질 구조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가장 최근의 중대한 사건은 약 3,000만 년 전 시작된 동해의 탄생입니다. 대륙이 갈라지며 바닷물이 들어와 동해가 형성되었으나, 약 1,200만 년 전부터는 주변 판들의 압박으로 인해 다시 닫히는 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보는 한반도의 모습은 약 7,000만 년 전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완성된 셈입니다. 10억 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흩어지고 모이기를 반복하며 만들어진 우리 땅은 지질학적으로 매우 복잡한 구조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러한 복잡함은 연구자들에게는 무궁무진한 탐구의 대상이자, 한반도가 가진 독특한 매력의 근원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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