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뭐하지?] 우리 몸은 침입 병원체를 어떻게 인식하고 방어하는가?_라젠드라 카르키(Rajendra Karki)교수 | 서울대학교 “선천면역 및 세포사멸 연구실”
우리 몸의 면역 체계는 외부에서 침입하는 바이러스나 박테리아와 같은 병원체를 인식하고 방어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칩니다. 서울대학교 면역학 연구실에서는 건강과 염증, 자가면역 질환의 조절 기저에 깔린 신호 전달의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매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병원체가 특정 수용체를 활용하여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방식을 이해하는 것은 감염병 대응 전략 수립의 핵심입니다. 선천 면역 신호 전달과 관련된 분자의 돌연변이는 다양한 염증성 및 대사 질환과 연결되어 있으며, 때로는 사이토카인 폭풍과 같은 치명적인 상태를 초래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분자적 기전을 규명하는 것이 연구의 출발점입니다. 연구의 범위는 단순히 감염병에 국한되지 않고 비만이나 암과 같은 현대인의 주요 질병으로 확장됩니다. 세포가 사멸할 때 어떤 유발 요인이 그 과정을 유도하는지 분석하며, 특히 비만 상태에서 지방 세포가 분화될 때 발생하는 염증 반응과 선천 면역 사이의 상관관계를 탐구합니다. 지방 세포의 변화가 어떻게 대사 질환을 유도하는지 밝히는 과정은 현대 의학의 난제를 해결하는 중요한 열쇠가 됩니다. 또한 암세포의 사멸 과정에서 선천 면역 분자가 수행하는 역할을 연구함으로써, 후천 면역 못지않게 중요한 선천 면역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질병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면역학은 인류의 삶에 직접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실천적인 분야입니다. 최근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한 mRNA 백신 개발부터 암 면역 요법, 유전자 편집 기술인 크리스퍼(CRISPR)에 이르기까지 면역학의 성과는 눈부십니다. 마이크로바이옴과 면역 체계의 상호작용이나 면역 대사학 같은 분야는 우리가 질병을 바라보는 관점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이러한 학문적 진보는 단순히 지식의 확장을 넘어 인류의 건강을 위협하는 다양한 요인들에 맞설 수 있는 강력한 무기를 제공하며 의학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있습니다. 복잡한 생명 현상의 기전을 연구하다 보면 예상치 못한 반전과 마주하게 됩니다. 수많은 실험과 실패를 거듭한 끝에 원하는 결과가 도출되는 순간의 성취감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연구의 묘미입니다. 특히 흩어져 있던 데이터들이 하나의 일관된 기전으로 딱딱 맞아떨어질 때 느끼는 희열은 면역학 연구를 지속하게 하는 원동력이 됩니다. 면역학은 외울 것이 많은 까다로운 학문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 이면에 숨겨진 논리적인 구조를 이해하기 시작하면 세상에서 가장 흥미로운 탐구 대상이 됩니다. 끊임없이 질문하고 궁금해하는 호기심은 보이지 않는 생명의 원리를 밝혀내는 첫걸음입니다. 성공적인 연구를 위해서는 뛰어난 연구 역량뿐만 아니라 협력과 인내의 자세가 필수적입니다. 연구실의 핵심 가치인 'CODE'는 호기심(Curiosity), 관찰력(Observant), 헌신과 결단력(Dedication), 그리고 탁월함(Excellence)을 의미합니다. 각기 다른 강점을 가진 연구자들이 서로의 장점을 배우고 협력할 때 비로소 혁신적인 성과가 탄생할 수 있습니다. 순수하게 생명 현상의 기전을 밝히는 과정은 때로 고되고 인내심을 요구하지만,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며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 자체가 과학의 본질입니다.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인류가 직면한 과학적 난제들을 하나씩 해결해 나가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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