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 지구의 기원 (3) - 지구의 탄생과 어린 시절 _ 최덕근 교수 | 2015 봄 카오스 강연 'ORIGIN' 3강 | 3강 ③
태양계 탄생 초기, 지구는 현재와는 매우 다른 격동의 시기를 겪었습니다. 약 45억 년 전, 화성 크기의 원시 행성인 '테이아'가 원시 지구와 충돌하는 '거대 충돌'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 충격으로 지구의 일부가 떨어져 나가고 파편들이 지구 주위를 돌게 되었으며, 이들이 뭉쳐져 현재의 달이 형성되었습니다. 당시 지구와 달의 거리는 지금보다 훨씬 가까웠고, 지구의 자전 속도 또한 매우 빨라 하루가 5~6시간에 불과했습니다. 거대 충돌 이후 지구는 엄청난 에너지로 인해 표면이 완전히 녹아내린 '마그마 바다' 상태가 되었습니다. 수백 킬로미터 깊이까지 액체 상태의 용암이 끓어오르는 불덩어리 같은 모습이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시기는 약 200만 년 동안 지속되었으며,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표면이 식어 굳기 시작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무거운 물질은 중심부로 가라앉아 핵을 형성하고, 가벼운 물질은 위로 떠올라 지각의 기초를 만들었습니다. 지구의 초기 역사를 밝히는 데 결정적인 단서는 호주에서 발견된 44억 년 된 작은 광물, '지르콘'입니다. 0.2mm에 불과한 이 작은 알갱이는 화강암질 마그마에서 형성되며 풍화에 매우 강한 특성을 가집니다. 지르콘의 존재는 당시 이미 화강암질 지각, 즉 대륙의 씨앗이 존재했음을 시사합니다. 또한 이는 마그마 바다가 생각보다 빨리 식어 액체 상태의 물과 해양이 형성되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초기 냉각 지구 가설'의 근거가 됩니다. 약 40억 년에서 38억 년 전 사이에는 '미행성 대폭격기'라 불리는 시기가 있었습니다. 지구에는 그 흔적이 거의 남아 있지 않지만, 달의 표면에 새겨진 수많은 운석 구덩이들이 당시의 격렬했던 상황을 증명합니다. 이 시기를 거치며 지구의 지각은 끊임없이 파괴되고 재구성되었습니다. 이후 맨틀 대류에 의해 뜨거운 물질이 상승하고 하강하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가벼운 암석들이 모여 점차 넓은 면적의 대륙 지각을 형성하기 시작했습니다. 38억 년 전 미행성 대폭격기가 끝난 후, 지구는 비교적 안정적인 진화의 길로 접어들었습니다. 판 구조 운동을 통해 대륙들이 합쳐지고 흩어지기를 반복하며 현재의 지형을 갖추게 되었고, 대기와 해양 또한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환경으로 진화했습니다. 우리가 딛고 서 있는 이 땅은 수십억 년에 걸친 우주적 사건과 지질학적 변화의 결과물입니다. 지구의 경이로운 탄생 과정을 이해하는 것은 우리가 살아가는 터전의 소중함을 깨닫는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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