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TALK-8] 코로나 치료제는 없다, 치료방법은 있다!_김홍빈 교수 | 8강
인류의 역사는 끊임없이 새로운 미생물과의 만남으로 이어져 왔습니다. 감염병은 사람과 환경, 그리고 미생물이라는 세 가지 요소가 맞물릴 때 발생하며, 코로나19는 우리가 아직 충분히 알지 못하는 낯선 존재입니다. 과거에도 수많은 인수공통감염병이 야생동물로부터 사람에게 옮겨와 유행과 소멸을 반복해 왔습니다. 특히 아시아 지역은 지리적 특성상 새로운 감염병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꼽힙니다. 따라서 이번 사태가 처음이 아니듯, 앞으로도 우리는 예기치 못한 새로운 병원체와 마주할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많은 이들이 코로나19의 종식을 꿈꾸지만, 미생물의 생태를 고려할 때 이는 매우 어려운 과제입니다. 지구의 역사를 되짚어보면 미생물은 인류보다 훨씬 이른 시기에 나타나 환경에 적응해 왔으며, 생물학적 관점에서는 지구의 진정한 주인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인류가 미생물을 완전히 정복하거나 이기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에, 우리는 이들을 박멸의 대상이 아닌 공존의 대상으로 바라보아야 합니다. 바이러스와의 싸움에서 승리하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피해를 최소화하며 함께 살아갈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것이 더욱 현실적인 접근입니다. 코로나19가 통제하기 까다로운 이유는 독특한 전파 특성에 있습니다. 기초 감염 재생산 수(R0)가 일반 인플루엔자(독감)보다 높을 뿐만 아니라, 증상이 나타나기 약 48시간 전부터 이미 타인을 감염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바이러스 배출량이 증상 초기나 무증상 시기에 가장 많다는 점도 방역을 어렵게 만드는 요소입니다. 환자가 스스로 증상을 자각하고 격리하기 이전에 이미 주변에 바이러스를 퍼뜨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단순히 확진자를 찾아 격리하는 방식만으로는 유행의 고리를 완전히 끊어내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진단과 면역의 측면에서도 불확실성은 여전합니다. 현재 주로 사용되는 유전자 증폭 검사(PCR)는 매우 민감하여 초기 진단에 유용하지만, 항체 검사는 과거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용도에 가깝습니다. 문제는 항체가 형성되었다고 해서 반드시 완벽한 면역력이 생겼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증상의 경중에 따라 항체 생성 정도가 다르고, 생성된 항체가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될지도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면역의 불확실성은 집단 면역을 통한 종식 시나리오를 낙관하기 어렵게 만들며, 재감염의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게 합니다. 백신과 치료제가 완벽한 해결책이 되기 전까지 가장 강력한 무기는 마스크 착용과 손 위생입니다. 비말 전파를 차단하는 마스크는 나뿐만 아니라 타인을 보호하는 가장 비용 효율적인 방법임이 과학적으로 증명되었습니다. 또한 3밀(밀폐·밀집·밀접) 환경을 피하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필수적입니다. 특히 환기가 잘 되지 않는 밀폐된 공간에서는 비말뿐만 아니라 에어로졸을 통한 전파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지난 수개월간의 경험은 개인 위생 수칙 준수가 코로나19뿐만 아니라 다른 호흡기 질환까지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감염병 유행 시기에는 의료 자원의 효율적인 배분이 생사와 직결됩니다. 코로나19는 고령층과 기저질환자에게 치명적이기 때문에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집중적인 치료 체계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확진자 급증으로 의료진과 병상이 부족해지면, 코로나 환자뿐만 아니라 응급 처치가 필요한 일반 환자들까지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2차 피해가 발생하게 됩니다. 따라서 의료진의 피로도를 관리하고 숙련된 인력을 확보하는 시스템 구축이 시급합니다. 의료 자원이 감당 가능한 범위 내에서 유행 규모를 유지하는 것이 치명률을 낮추는 핵심 전략입니다. 결국 우리는 코로나19와 함께 살아가는 '위드 코로나' 시대를 준비해야 합니다. 백신이 개발되더라도 인플루엔자(독감)처럼 매년 유행할 가능성이 크며, 완벽한 종식보다는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목표가 되어야 합니다. 가을과 겨울철에 인플루엔자(독감)와 코로나19가 동시에 유행하는 상황에 대비해 예방 접종을 철저히 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일상화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정부의 방역 대책과 더불어 시민 개개인이 스스로를 보호하는 노력을 멈추지 않을 때, 우리는 비로소 일상의 평화를 유지하며 이 긴 싸움을 지속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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