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리의 결정체, '수학'으로 '생물'을 연구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걸까?
17세기 뉴턴의 '프린키피아' 등장은 물리학을 단순한 관측의 영역에서 정밀한 예측의 과학으로 격상시켰습니다. 우주의 운동을 만유인력이라는 수학적 모델로 설명하게 되면서 인류는 현상을 미리 계산하고 다양한 시도를 이론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되었습니다. 화학 또한 20세기 초 양자역학의 성립과 함께 슈뢰딩거 방정식이라는 강력한 수학적 도구를 얻으며 혁명적인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이러한 과학사의 거대한 흐름은 이제 생물학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관찰과 분류에 머물던 과거를 지나, 이제 생명 현상의 본질을 수학의 언어로 규명하고 그 변화를 정밀하게 예측하려는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입니다. 미분과 적분은 학교에서 배우는 추상적인 지식을 넘어 우리 일상과 과학 연구의 핵심적인 도구로 활용됩니다. 미분은 특정 대상의 변화 속도를 분석하는 데 쓰이며, 적분은 그 변화를 통해 우리가 알고자 하는 최종적인 정보를 도출해내는 역할을 합니다. 내비게이션이 실시간 속도를 분석하여 목적지 도착 시간을 계산하는 원리처럼, 수학은 현재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래를 예측하는 강력한 힘을 제공합니다. 생물학 연구에서도 이러한 수학적 접근은 필수적입니다. 인간의 직관은 복잡한 상호작용을 오해하기 쉽지만, 수학은 현상의 이면에 숨겨진 규칙성을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드러내어 오류 없는 과학적 예측을 가능하게 만듭니다. 생명체는 매우 정교하고 정밀한 복잡계 시스템이기에 이를 수학적으로 기술하는 것은 오랜 시간 난제로 여겨져 왔습니다. 하지만 피보나치나 앨런 튜링과 같은 선구자들은 자연의 무늬와 개체 수 변화 속에 숨겨진 수학적 질서를 발견하고자 노력해 왔습니다. 오늘날 컴퓨터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과 방대한 생명체 데이터의 축적은 이러한 노력을 '수리생물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의 영역으로 확장시켰습니다. 생물학적 현상을 수식으로 번역하는 과정은 단순한 수치 계산을 넘어, 생명의 원리를 가장 정밀한 언어로 재정의하는 작업입니다. 이는 복잡한 생체 내 반응을 시뮬레이션하고 검증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우리 몸의 24시간을 관리하는 생체 시계는 수리생물학이 해결한 대표적인 수수께끼 중 하나입니다. 뇌의 시교차상핵에 위치한 피리어드 유전자는 일정한 주기로 활성화와 비활성화를 반복하며 우리 몸의 생화학적 리듬을 조절합니다. 본래 음성 피드백 루프는 시스템의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한 기제이지만, 생체 시계는 이를 통해 독특한 주기적 진동을 만들어냅니다. 수학적 미분방정식 모델링을 통해 분석한 결과, 특정 단백질들의 농도 비율이 정교한 수치로 맞물릴 때 비로소 안정적인 일주기 리듬이 형성됨이 밝혀졌습니다. 이는 생명의 정밀함이 고도의 수학적 조건 위에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수학적 모델을 통해 도출된 가설은 실제 생물학적 실험을 거쳐 그 과학적 타당성을 인정받게 됩니다. 실제 실험 동물의 뇌 세포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단백질 농도 비율에 따른 수면 주기의 변화를 관찰한 결과, 수학적 예측과 일치하는 데이터가 확인되었습니다. 이는 수리생물학이 단순한 이론적 유희를 넘어 생명 과학의 난제를 해결하고 신약 개발이나 질병 치료에 기여할 수 있는 실질적인 도구임을 입증한 사례입니다. 21세기는 수학과 생물학이 결합하여 새로운 지성의 진보를 이끄는 시대입니다. 수학은 생물학의 지평을 넓히며 우리 인류에게 그동안 알지 못했던 생명의 신비를 더욱 깊이 있게 열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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