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 F = ma _ 김상욱 교수_1강 | 2018 여름 카오스 마스터 클래스 '물리' | 1강 ①
물리학자들은 우주에 변하지 않는 법칙이 있다고 굳게 믿습니다. 그 근간에는 데카르트의 철학적 사유가 깊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명제로부터 시작하여, 모든 현상에는 필연적인 원인이 있다는 인과율을 제시하며 세상을 수학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틀을 마련했습니다. 이러한 믿음은 현대 과학이 세상을 바라보는 가장 기본적인 시각이 되었으며, 복잡한 자연 현상 뒤에 숨겨진 단순한 이치를 탐구하는 물리학의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데카르트의 가장 위대한 업적 중 하나는 기하학을 숫자로 표현할 수 있게 한 좌표계의 발명입니다. 이전까지 별개로 존재하던 기하학과 대수학이 만나면서, 공간상의 모든 점은 숫자의 조합으로 나타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는 물체의 운동을 수식으로 기술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했습니다. 이제 우리는 공간 속 물체의 움직임을 시간에 따른 위치 변화라는 함수로 이해하며, 우주의 모든 입자가 그리는 궤적을 수학적으로 추적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고전 역학의 혁명은 갈릴레오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 시대에는 정지 상태가 사물의 자연스러운 본성이라고 믿었지만, 갈릴레오는 일정한 속도로 움직이는 등속 직선 운동이야말로 자연스러운 상태라는 관성의 법칙을 찾아냈습니다. 이는 마찰이 없는 이상적인 공간을 상상함으로써 도달한 놀라운 통찰이었습니다. 이러한 사고의 전환은 속도의 변화, 즉 가속도에 주목하게 만들었으며, 이후 뉴턴이 운동 법칙을 정립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뉴턴은 $F=ma$라는 단 한 줄의 식으로 우주의 질서를 통합했습니다. 그는 사과가 떨어지는 지상의 물리 법칙이 달이 궤도를 도는 천상의 원리와 동일하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이 식에서 가속도는 힘이라는 원인에 의한 결과이며, 질량은 그 변화에 저항하는 성질을 의미합니다. 뉴턴의 법칙은 단순히 물체의 움직임을 설명하는 것을 넘어, 천상과 지상을 하나의 프레임으로 묶어냄으로써 인류가 우주 전체를 동일한 법칙 아래 이해할 수 있게 한 지성사적 사건이었습니다. $F=ma$는 현대 컴퓨터 공학의 핵심인 알고리즘적 사고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미분 방정식인 이 식은 현재의 상태를 알면 아주 짧은 시간 뒤의 상태를 계산할 수 있게 해줍니다. 이러한 점화식 구조는 튜링과 폰 노이만으로 이어지는 컴퓨터 아키텍처의 논리적 기반이 되었습니다. 우주가 매 순간 적분을 수행하며 굴러가듯, 컴퓨터 역시 0과 1의 데이터를 순차적으로 처리하며 복합한 연산을 수행합니다. 이는 세상을 단계적인 계산 과정으로 이해하는 근대적 사고방식의 산물입니다. 하지만 뉴턴의 결정론적 세계관에도 한계는 존재합니다. 로렌츠가 발견한 카오스 이론은 초기 조건의 아주 미세한 차이가 미래에 걷잡을 수 없이 큰 변화를 초래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른바 나비 효과라 불리는 이 현상은, 법칙은 정해져 있을지라도 인간이 미래를 완벽하게 예측하는 것은 원리적으로 불가능함을 시사합니다. 복잡한 기상 현상이나 이중 진자의 움직임처럼, 단순한 규칙에서 시작된 운동이 프랙탈 구조를 그리며 무한한 복잡성을 만들어내는 것이 자연의 본질입니다. 마지막으로 물리학의 기본 법칙들은 시간의 방향에 대해 기묘한 침묵을 지킵니다. $F=ma$를 비롯한 근본 방정식들은 시간을 거꾸로 돌려도 수식의 형태가 변하지 않는 대칭성을 가집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과거로 돌아갈 수 없는 이유는 엔트로피라는 확률적 법칙 때문입니다. 우주는 빅뱅이라는 매우 낮은 엔트로피 상태에서 시작하여 끊임없이 무질서도가 증가하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습니다. 결국 시간의 화살은 개별 입자의 운동 법칙이 아닌, 우주 전체의 거대한 통계적 흐름 속에서 탄생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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