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오스 짧강] 푸앵카레 추측 (Feat. 2차원 공간)
에드윈 애벗의 소설 '플랫랜드'는 2차원 공간의 개념을 설명하기 위해 자주 인용되는 작품입니다. 이 소설 속에는 평평한 세상에 사는 지적인 벌레가 등장하는데, 이 벌레는 앞뒤와 좌우로만 움직일 수 있을 뿐 위아래로 점프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과거 인류가 지구가 평평하다고 믿으며 세상의 끝에 절벽이 있을 것이라 상상했던 것처럼, 이 벌레들 역시 자신들이 사는 세상이 무한히 펼쳐진 평면이거나 끝에 낭떠러지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살아갑니다. 어느 날 탐험에 나선 벌레는 한 방향으로 계속 나아갔을 때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오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이를 통해 벌레는 자신들의 세상이 둥글다는 사실을 깨닫지만, 2차원적인 사고에 갇혀 구면이라는 3차원적 형태를 온전히 시각화하지는 못합니다. 대신 수학적 도구를 활용해 자신들의 공간이 구면과 유사할 것이라고 기술하기 시작합니다. 이는 우리가 보지 못하는 고차원의 세계를 수학을 통해 이해하려는 시도와 맞닿아 있으며, 공간의 본질을 탐구하는 중요한 첫걸음이 됩니다. 벌레들은 추가적인 실험을 통해 자신들의 공간이 구면인지 아니면 도넛 모양의 토러스인지 확인하고자 합니다. 구면에서는 한 바퀴 돌아온 경로를 고무줄처럼 당기면 하나의 점으로 수렴하지만, 토러스와 같은 공간에서는 구멍에 걸려 더 이상 줄어들지 않는 경로가 존재합니다. 벌레들은 이러한 우주의 섭리를 이해하며, 직접 볼 수는 없지만 전개도를 통해 토러스의 구조를 상상합니다. 사각형의 마주 보는 변을 이어 붙여 원통을 만들고 다시 양 끝을 연결하는 방식은 2차원 존재가 고차원 위상을 이해하는 지적인 도구가 됩니다. 공간의 형태를 이해하는 또 다른 핵심 아이디어는 바로 '풍경'입니다. 만약 빛이 공간의 곡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표면을 따라 이동한다면, 벌레가 앞을 보았을 때 그 시선은 우주를 한 바퀴 돌아 자신의 뒤통수에 닿게 됩니다. 토러스 공간에 사는 벌레라면 자신의 모습이 전후좌우로 끝없이 반복되는 기묘한 풍경을 목격하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시각적 이해는 단순히 기하학적 구조를 파악하는 것을 넘어, 우리가 살고 있는 3차원 우주의 가능한 모습들을 연구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직관을 제공합니다. 더 나아가 구멍이 여러 개인 도넛과 같은 공간에서는 '쌍곡 기하학'이라는 독특한 풍경이 펼쳐집니다. 이곳은 거리가 지수함수적으로 늘어나는 공간으로, 화가 에셔의 작품 '천사와 악마'가 이를 잘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림의 가장자리로 갈수록 문양들이 작아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실제 크기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쌍곡 공간의 원근법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이처럼 2차원 벌레의 눈을 통해 바라본 다양한 공간의 모습들은 현대 기하학의 정수인 기하학화 정리를 이해하고 우주의 구조를 탐구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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