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 게임이론 - 인간의 행동을 예측하다 (6) _ by한순구 | 2018 봄 카오스 강연 '모든 것의 수數다' 6강 | 6강 ⑥
게임 이론의 관점에서 북미 협상과 같은 복잡한 정치적 사안을 바라볼 때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신뢰'와 '확약'의 문제입니다. 각 당사자가 원하는 비핵화와 체제 보장이라는 목표는 서로의 약속을 얼마나 믿을 수 있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립니다. 상대방이 약속을 어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를 강제하거나 확인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협상의 본질입니다. 결국 게임 이론은 단순한 수치 계산을 넘어, 상대의 의도를 파악하고 자신의 의지를 신뢰성 있게 전달하는 전략적 상호작용의 과정을 설명해 줍니다. 이러한 신뢰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아무리 정교한 협상안이라도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경제학의 기초를 이루는 두 축인 일반 균형 이론과 게임 이론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에서 차이를 보입니다. 일반 균형 이론이 시장에서 주어지는 가격 신호에 개인이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초점을 맞춘다면, 게임 이론은 나의 행동이 상대방에게 미칠 영향과 그에 따른 상대의 반응을 고려하는 전략적 행동을 다룹니다. 즉, 타인의 존재를 변수로 두고 상호 대응하는 과정에서 최선의 선택을 찾는 것이 게임 이론의 핵심입니다. 구체적인 대결 상황이나 전략적 판단이 필요한 분야일수록 게임 이론의 예측력은 높아지며, 이는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수많은 선택의 순간들을 분석하는 강력한 도구가 됩니다. 게임 이론은 학문적 영역에 머물지 않고 결혼 생활이나 직장 내 인간관계 등 일상의 모든 상호작용에 적용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무엇을 원하고 어떤 상황에서 반응하는지를 파악하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게임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협상 상황에서는 자신의 마감 기한을 숨기거나, 대안이 많음을 과시하고, 때로는 비합리적으로 보일 만큼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전략이 유효하게 작용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소소한 관계 속에서도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게임 이론적 사고를 하며 살아갑니다. 인간관계의 복잡함 속에서 상대의 패를 읽고 나의 대응을 결정하는 과정은 경제학적 통찰이 우리 삶과 얼마나 밀접한지를 잘 보여줍니다. 전통적인 경제학은 인간의 합리성을 전제로 하지만, 현대 경제학은 인간의 심리와 비합리적인 선택까지도 연구의 범위를 넓히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조삼모사'의 고사를 경제학적으로 분석하면, 단순히 총량이 같다는 점보다 자원을 미리 확보하여 활용할 수 있는 '예산 제약'의 완화 측면에서 아침에 더 많이 받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최근 주목받는 행동경제학은 사람들이 항상 똑같이 행동하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하며, 개인의 편차와 심리적 요인이 선택에 미치는 영향을 이론에 포함합니다. 이는 경제학이 단순한 수식의 나열이 아니라, 인간의 본성과 삶의 양태를 깊이 있게 이해하려는 인문학적 성격도 지니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인공지능의 발전이 전문직을 대체할 것이라는 우려 속에서도 경제학자의 역할은 여전히 중요하게 평가됩니다. 인공지능은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효율적인 자원 배분안을 제시할 수 있지만, 인간 고유의 '욕망'과 '의지'까지 완벽히 모방하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경제학은 단순히 자원을 나누는 기술을 넘어, 세상의 불균형이 왜 발생하는지 이해하고 이를 개선하려는 목적을 가집니다. 인공지능이 해결하지 못하는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고, 기술이 제공하는 정보를 인간의 관점에서 해석하여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끄는 것은 결국 인간의 몫입니다. 기술의 진보는 경제학자에게 위협이 되기보다, 세상을 더 깊이 이해하게 돕는 강력한 조력자가 될 것입니다.
![[강연] 게임이론 - 인간의 행동을 예측하다 (6) _ by한순구 | 2018 봄 카오스 강연 '모든 것의 수數다' 6강](https://i.ytimg.com/vi_webp/e-Iq2CmfZWw/maxresdefault.web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