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 세상 속의 수數다 (5) _ by고계원 | 2018 봄 카오스 강연 '모든 것의 수數다' 1강 | 1강 ⑤
최근 우리 사회에서 '수포자'의 증가는 단순한 개인의 문제를 넘어선 일종의 사회적 현상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수학이 다루는 대상과 기호가 매우 추상적이다 보니, 이를 온전히 이해하고 체화하는 과정은 지난하고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성적이 유일한 보상으로 여겨지는 현실에서 학생들은 시간 대비 효율을 따지게 되고, 결국 수학을 포기하는 선택을 하게 됩니다. 수학자들은 이러한 상황에 대해 미안함을 느끼며, 수학을 포기한 이들이 언젠가 다시 그 즐거움을 발견하기를 바라는 따뜻한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수학은 흔히 '과학의 언어'라고 불립니다. 이는 단순히 계산 도구를 넘어 우리의 생각을 정교하게 전달하고 논리적 사고의 틀을 형성하는 지적인 매체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미국의 한 대학에서는 수학을 외국어 과목으로 인정하기도 했는데, 이는 수학이 과학적 지식을 습득하기 위한 필수적인 사고의 틀을 제공한다는 점을 인정한 결과입니다. 명확한 정의와 논리적인 문법을 가진 수학은 오해의 소지 없이 현상을 기술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도구로서 우리 인간의 의식을 확장해 주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수학의 언어적 특성은 지구를 넘어 우주로까지 확장됩니다. 1974년 발사된 '아레시보 메시지'는 외계 지적 생명체와의 소통을 위해 철저히 수학적 사고에 기초하여 설계되었습니다. 이진법을 활용해 태양계와 인간의 형상을 담은 이 메시지는 1679개의 화소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는 두 소수인 23과 73의 곱입니다. 소수는 더 이상 분해되지 않기에 메시지를 수신한 존재가 직사각형 형태의 그림을 정확히 재구성할 수 있게 돕습니다. 이처럼 수학은 우주 어디에서나 통용될 수 있는 공통의 언어로서 존재합니다. 수학의 세계에서 '무한'은 매우 중요하면서도 난해한 개념입니다. 칸토어와 같은 수학자는 무한의 층위를 연구하며 집합마다 크기가 다를 수 있음을 밝혀냈지만, 그 과정에서 겪은 학계의 비판과 논리적 한계로 인해 고통받기도 했습니다. 무한은 단순히 끝이 없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연속체 가설과 같은 심오한 질문을 던지며 수학의 기초를 흔드는 철학적 영역이기도 합니다. 비수학자들에게는 신비로운 영역으로 보일 수 있으나, 수학자들에게 무한은 끊임없이 도전하고 엄밀하게 증명해 나가야 할 논리의 장입니다. 인도의 천재 수학자 라마누잔은 무한을 가장 능수능란하게 다룬 인물 중 한 명입니다. 전문적인 교육 없이 직관만으로 수많은 공식을 발견한 그는 영국의 하디 교수와 교류하며 수학적 우정을 나누었습니다. 라마누잔이 직관적으로 내놓은 결과들을 하디가 논리적으로 증명해 나가는 과정은 수학의 직관과 논리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그가 남긴 정수 분할 이론과 마지막 편지의 수식들은 오늘날까지도 현대 수학의 중요한 연구 과제로 남아 많은 이들에게 지적인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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