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 찾는 사람들] 김선자 연구사 2편 : SF영화 월드컵
영화 '컨테이젼'과 '감기'는 바이러스의 확산 과정을 생생하게 그려냅니다. '컨테이젼'은 박쥐를, '감기'는 조류독감을 소재로 하여 바이러스가 어떻게 인간 사회에 침투하는지 보여줍니다. 특히 박쥐는 포유류의 약 25%를 차지하며 1,116종이 넘는 다양한 종이 존재하는데, 이들은 약 130여 종의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으며 그중 60종은 인수공통 바이러스입니다. 인간의 무분별한 생태계 파괴로 서식지를 잃은 동물들이 인간과 접촉하며 원래 동물에게만 머물러야 했던 바이러스들이 인류를 위협하게 된 것입니다. 영화적 허구는 공포를 극대화하지만 실제 과학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치사율 100%의 바이러스가 순식간에 퍼지는 설정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대개 전파력이 강하면 치사율이 낮고, 치사율이 너무 높으면 숙주가 빨리 죽어 전파가 차단되기 때문입니다. 유일한 예외라면 이미 죽은 상태로 움직이며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좀비뿐일 것입니다. 바이러스는 자신의 생존과 번식을 위해 숙주와 공생하거나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진화하는 특성을 가집니다. 현대 의학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바이러스와 관련된 허무맹랑한 가짜뉴스는 여전히 기승을 부립니다. 5G 기지국이나 무선 인터넷 전파를 통해 바이러스가 퍼진다는 주장이 대표적입니다. 하지만 바이러스는 반드시 살아있는 숙주 세포가 있어야만 활동할 수 있는 존재입니다. 공기 중에 노출되면 단 몇 시간 만에 사멸하며, 물리적인 파동이나 전파를 타고 이동하는 것은 과학적으로 전혀 불가능한 일임을 명확히 인지해야 합니다. 면역력 강화에 대한 오해도 바로잡을 필요가 있습니다. 특정 음식을 먹는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즉시 완치되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김치는 그 자체로 치료제는 아니지만, 포함된 유익균들이 장내 환경을 개선하여 전반적인 면역체계를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우리 몸은 운동, 영양 섭취, 휴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방어 체계를 구축합니다. 따라서 평소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인류 역사상 가장 무서운 질병 중 하나였던 천연두는 백신을 통해 정복된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소의 젖을 짜는 여인들이 우두 바이러스에 노출되어 자연스럽게 항체를 형성했다는 사실에서 백신의 원리가 발견되었습니다. 이처럼 과학은 막연한 공포를 이성적인 대응으로 바꾸어 줍니다. 영화 '컨테이젼'이 주는 교훈처럼, 우리는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경각심을 가지고 예방수칙을 준수함으로써 바이러스가 초래하는 사회적 위기를 극복해 나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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