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야😳 단백질, 근데 이제 AI를 곁들인... 2024 노벨 화학상(with 한국화학연구원 최경민 선임연구원) | 요즘과학
2024년 노벨 화학상은 인공지능과 생명과학의 결합이 인류에게 어떤 혁신을 가져올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수상자로 선정된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와 존 점퍼, 그리고 워싱턴 대학교의 데이비드 베이커 교수는 단백질 구조 예측과 설계라는 난제를 해결한 공로를 인정받았습니다. 단백질은 우리 몸의 세포를 구성하고 생명 활동을 조절하는 핵심 요소로, 그 구조를 파악하는 것은 질병 치료와 신약 개발의 기초가 됩니다. 이번 수상은 인공지능 기술이 순수 과학의 영역에서 거둔 기념비적인 성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단백질은 20종의 아미노산이 사슬처럼 연결된 후 복잡하게 접히며 3차원 구조를 형성합니다. 이 독특한 형태가 결정되어야 비로소 인슐린이나 헤모글로빈처럼 특정한 기능을 수행하는 '생체 로봇'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아미노산 서열이 어떻게 3차원 구조를 만드는지 이해하는 것은 생명 현상의 비밀을 푸는 열쇠와 같습니다. 하지만 단백질 구조를 실험적으로 밝히는 데는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어, 지난 수십 년간 인류가 알아낸 구조는 전체의 극히 일부에 불과했습니다. 딥마인드가 개발한 '알파폴드'는 이러한 한계를 인공지능의 패턴 인식 능력으로 돌파했습니다. 기존의 방식이 단순히 아미노산 서열 정보를 학습했다면, 알파폴드는 진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단백질의 유사성과 아미노산 서열 패턴에 주목했습니다. 이를 통해 수억 개의 단백질 구조를 90% 이상의 높은 정확도로 예측하는 데 성공하며, 과학계의 50년 묵은 난제를 해결했습니다. 현재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연구자가 이 기술을 활용해 질병의 원인을 분석하고 있으며, 이는 생물학 연구의 속도를 비약적으로 높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단백질 구조 예측이 기존의 것을 알아내는 과정이라면, 데이비드 베이커 교수가 주도한 단백질 설계 연구는 세상에 없던 새로운 단백질을 창조하는 영역입니다. 원하는 기능을 먼저 설정하고 그에 맞는 3차원 구조와 아미노산 서열을 역으로 계산해 내는 방식입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효소나 특정 암세포만을 공격하는 항체 등을 인위적으로 설계할 수 있습니다. 자연계의 한계를 넘어 인류가 직면한 환경 문제나 난치병을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도구를 손에 넣게 된 셈입니다. 이러한 기술적 진보는 실제 신약 개발 현장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연구자들은 알파폴드를 이용해 질병과 관련된 단백질의 구조를 미리 파악하고, 여기에 결합할 유기 화합물 분자를 정밀하게 설계합니다. 자물쇠에 꼭 맞는 열쇠를 찾듯, 단백질의 특정 부위에 결합해 기능을 조절하는 약물을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먼저 검증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는 실험의 시행착오를 획기적으로 줄여주며, 암이나 치매와 같은 난치성 질환을 정복하기 위한 인류의 여정에 든든한 길잡이가 되어주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