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책수다] 프랑켄슈타인 1편
메리 셸리의 소설 '프랑켄슈타인'은 '지킬 박사와 하이드', '걸리버 여행기'와 더불어 최초의 SF 소설 중 하나로 손꼽히는 걸작입니다. 도서 분류상 840번대 영미 소설에 속하는 이 작품은 단순한 공포 이야기를 넘어 과학과 인간의 경계를 탐구합니다. 소설은 북극을 탐험하던 선장이 누이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시작되는 액자식 구성을 취하고 있으며, 이는 당시 1800년대 활발했던 극지 탐험이라는 시대적 배경을 잘 반영하고 있습니다. 주인공 빅토르 프랑켄슈타인은 흔히 박사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대학 시절 연금술과 자연과학에 심취했던 학생이었습니다. 그는 인간의 육체에서 질병을 몰아내고 죽음으로부터 해방되겠다는 원대한 꿈을 품고 생명의 원리를 연구하기 시작합니다. 2년여의 집요한 연구 끝에 그는 시체들을 조합하여 무생물에 생명을 불어넣는 데 성공하지만, 막상 완성된 창조물의 흉측한 외모를 마주하자 깊은 혐오감과 공포를 느끼며 도망치고 맙니다. 창조된 괴물은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방황하다 빅토르의 동생을 살해하는 비극을 일으킵니다. 스위스의 웅장한 산맥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추격전 속에서 괴물은 창조주인 빅토르에게 자신과 닮은 이성을 만들어 달라고 협상안을 제시합니다. 그러나 빅토르는 또 다른 재앙이 반복될 것을 우려해 이를 거절하고, 이에 분노한 괴물은 빅토르의 친구와 아버지, 그리고 결혼식 날의 신부까지 무참히 살해하며 이야기는 파국으로 치닫게 됩니다. 이 소설이 취하고 있는 액자식 구성은 이야기 속에 또 다른 이야기가 들어있는 구조로, 독자에게 이야기의 개연성을 부여하는 중요한 장치입니다. 마치 우리나라의 고전 소설 '구운몽'이 현실과 꿈의 경계를 넘나들며 주제를 전달하듯, '프랑켄슈타인' 역시 선장의 시선에서 빅토르의 이야기를 전달함으로써 허무맹랑해 보일 수 있는 소재에 현실감을 더합니다. 이러한 액자식 구성은 독자가 괴물의 비극적인 삶을 제삼자의 입장에서 더욱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만듭니다. 작가 메리 셸리는 당대 최고의 지식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비범한 인물이었습니다. 무정부주의자 아버지와 페미니스트 어머니의 영향을 받은 그녀는 정규 교육 대신 주변 문인들과 교류하며 문학적 소양을 쌓았습니다. 하지만 출생 직후 어머니를 여의고, 사랑하는 남편 퍼시 셸리와 자녀들을 차례로 잃는 등 그녀의 삶은 소설만큼이나 비극적이었습니다. 이러한 개인적인 고통과 상실의 경험은 작품 속에 흐르는 고독과 소외라는 정서의 밑바탕이 되었습니다. 소설이 탄생한 1816년은 인도네시아 탐보라 화산 폭발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여름 없는 해'라 불릴 만큼 기상이변이 심했던 시기였습니다. 스위스 제네바에서 비 내리는 우중충한 날씨를 견디던 메리 셸리 일행은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무서운 이야기 짓기 내기를 시작했습니다. 당시 낭만파 시인 바이런 경과 그의 주치의 폴리도리 등이 함께했던 이 자리에서 메리 셸리는 시체에 생명을 불어넣는다는 파격적인 아이디어를 떠올리며 불멸의 고전을 완성했습니다. 소설의 과학적 토대는 당시 활발했던 생명의 원리에 관한 논쟁과 실험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메리 셸리는 1831년 개정판 서문에서 남편과 바이런 경이 나눈 과학적 토론, 특히 전기를 통해 생명을 창조할 수 있다는 '갈바니즘' 개념이 소설의 발단이 되었음을 밝혔습니다. 찰스 다윈의 할아버지인 에라스무스 다윈의 이론 등 당대 과학사적 풍조는 단순한 상상을 넘어 과학적 개연성을 갖춘 최초의 SF 소설을 탄생시키는 결정적인 자양분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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