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보는 과학뉴스] 미국 대선일, 파리기후협약 탈퇴 효력발생
2020년 11월 4일, 미국이 파리협정을 공식적으로 탈퇴하며 국제 사회의 큰 관심을 모았습니다. 이 날짜는 공교롭게도 미국 대선 기간과 겹쳐 정치적인 상징성까지 더해졌습니다. 파리협정은 가입은 자유롭지만 탈퇴에는 엄격한 절차가 따릅니다. 효력 발생 3년 후에야 탈퇴 의사를 밝힐 수 있고, 그로부터 다시 1년이 지나야 실제 효력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복잡한 규정은 기후 위기 대응이라는 인류 공동의 목표가 단기적인 정치 상황에 따라 쉽게 흔들리지 않도록 설계된 안전장치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적인 노력은 1992년 브라질에서 열린 리우 회의를 기점으로 본격화되었습니다. 이후 당사국 총회인 COP를 통해 구체적인 실행 방안들이 논의되었으며, 1997년에는 선진국들에게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부여한 교토의정서가 채택되었습니다. 교토의정서는 산업계가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8년이라는 충분한 유예 기간을 거쳐 2005년에 발효되었습니다. 이는 국가적 차원의 거시적 목표가 실제 산업 현장에서 실행 계획으로 구체화되기까지 상당한 준비 과정이 필요함을 보여줍니다. 2015년 파리에서 열린 제21차 당사국 총회는 교토의정서 체제를 넘어선 새로운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파리협정의 가장 큰 특징은 선진국에만 국한되었던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개발도상국을 포함한 모든 당사국으로 확대한 것입니다. 우리나라도 1993년 가입 이후 이러한 국제적 흐름에 발맞추어 예외 없이 감축 의무를 지게 되었습니다. 이는 기후 위기가 특정 국가의 문제가 아닌, 지구촌 전체가 함께 짊어져야 할 공동의 책임이라는 인식이 확산되었음을 의미하며, 전 세계가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파리협정의 핵심 목표는 지구 평균 기온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2도 이내로 제한하는 것입니다. 과학계에서는 이 2도를 인류가 통제할 수 없는 기후 재앙을 막을 수 있는 마지막 한계점인 '티핑 포인트'로 보고 있습니다. 만약 기온이 2도 이상 상승하게 되면 시베리아 동토층의 메탄이 방출되어 온실효과가 가속화되거나, 해양 산호초의 백화 현상과 생물 종의 대멸종 등 예측 불가능한 생태계 파괴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2도라는 수치는 단순한 목표를 넘어 지구 생태계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절박한 마지노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2030년까지 배출 전망치(BAU) 대비 37%를 감축하겠다는 도전적인 목표를 세웠습니다. 여기에는 국내 자체적인 감축 노력뿐만 아니라 탄소배출권 거래와 같은 경제적 방식을 통한 해외 감축분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기후 변화 대응은 이제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세대가 당장 실천해야 할 구체적인 행동 준칙입니다. 국제적인 합의를 준수하고 탄소 중립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은 산업 구조의 변화를 수반하는 어려운 과제이지만,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줄 건강한 지구를 위해 반드시 완수해야 할 시대적 사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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