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어린이날 돔 콘서트] 과학자의 과자 레시피 2편
인류는 본래 사냥에 최적화된 신체 조건을 갖추지 못했습니다. 날카로운 발톱이나 빠른 발 대신 협동과 지혜를 활용해야 했죠. 초기 인류는 주로 과일이나 다른 동물이 남긴 사체를 먹으며 연명했습니다. 하지만 약 150만 년 전, 우연히 산불을 통해 익힌 고기의 맛과 소화 효율을 경험하며 인류사는 대전환을 맞이합니다. 음식을 익혀 먹으면서 씹는 시간이 줄어들었고, 남는 에너지는 뇌의 성장을 이끌어 오늘날의 지능을 갖춘 호모 사피엔스로 진화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습니다. 우리가 요리에서 느끼는 풍미의 핵심은 바로 '열'에 있습니다. 물의 끓는점인 100도보다 훨씬 높은 온도에서 조리할 때 발생하는 화학 반응은 음식의 맛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립니다. 튀김이 유독 맛있는 이유나 강력한 화력을 사용하는 중식 요리가 깊은 풍미를 내는 것도 같은 원리입니다. 한국의 압력밥솥이 일본 제품보다 높은 압력과 온도를 유지하도록 설계된 배경에는 더 맛있는 밥을 추구했던 우리 조상들의 가마솥 문화가 깃들어 있습니다. 이처럼 높은 온도는 인류가 맛을 창조하는 가장 강력한 도구가 되었습니다. 산업혁명 이후 인류가 누리는 풍요로운 식탁은 화석연료의 덕이 큽니다. 석탄과 석유를 통해 얻은 강력한 에너지는 대량 생산과 고온 조리를 가능하게 했고, 이는 인류 인구가 80억 명에 도달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과거 세종대왕조차 누리지 못했던 다채로운 맛을 오늘날 우리가 일상적으로 즐길 수 있는 것은 화석연료가 제공하는 막대한 에너지 덕분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풍요의 이면에는 지구 온난화라는 부작용이 숨어 있었고, 이제 우리는 그 대가를 치러야 하는 기후 위기의 시대에 직면해 있습니다. 현재 우리가 직면한 기후 위기는 단순한 기온 상승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특히 육류 소비의 급증은 환경에 막대한 부담을 주고 있습니다. 소고기 1kg을 생산하기 위해 배출되는 온실가스와 소비되는 사료의 양은 상상을 초월하며, 이는 곧 숲이 사라지고 목초지가 늘어나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산업혁명 이후 지구 온도가 1.1도 상승하면서 과거 50년에 한 번꼴로 발생하던 기상 이변이 이제는 일상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즐기는 한 끼의 식사가 지구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변수가 된 셈입니다. 지속 가능한 맛을 지키기 위해 우리가 모든 즐거움을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과학 기술은 인류의 욕망과 지구의 건강 사이에서 해답을 제시합니다. 태양광이나 풍력 같은 재생 에너지로의 전환은 탄소 배출 없이도 고온 조리를 가능하게 하며, 실험실에서 키우는 배양육 기술은 환경 파괴 없이 진짜 고기의 맛을 제공할 준비를 마쳤습니다. 미래 세대의 가능성을 제한하지 않으면서도 현재의 필요를 충족하는 것, 그것이 바로 과학이 지향하는 지속 가능성입니다. 기술 혁신을 통해 우리는 지구와 입맛을 동시에 지켜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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