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 한반도 : 10억년 전으로의 시간여행 (2) _ 최덕근 교수 | 2016 가을 카오스 강연 '지구인도 모르는 지구' 4강 | 4강 ②
판 구조론에서 판을 움직이는 원동력은 오랫동안 맨틀 대류로 설명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실제 지구의 운동을 살펴보면 맨틀 대류만으로는 설명하기 힘든 현상들이 존재합니다. 해령이 대륙판 밑으로 끌려 들어가는 사례는 맨틀 대류보다 더 강력한 힘이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현대 지질학에서는 판이 스스로의 무게로 인해 섭입하는 힘과 해령과 해구 사이의 고도 차이로 인해 미끄러지는 힘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판을 이동시킨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러한 힘들이 조화를 이루며 지구의 표면을 끊임없이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섭입대를 통해 지구 내부로 들어간 판은 어디까지 이동할까요? 지진파 분석에 따르면, 섭입한 판은 상부와 하부 맨틀의 경계인 지하 670km 지점에서 잠시 정체됩니다. 이곳에서 물질이 쌓여 무거워지면 결국 맨틀 바닥인 2,900km 지점까지 가라앉게 됩니다. 이렇게 내려간 물질은 다시 다른 곳에서 상승하며 거대한 순환을 만드는데, 이를 플룸 구조론이라고 합니다. 판 구조론이 지구 겉면의 움직임을 다룬다면, 플룸 구조론은 지구 심부까지 아우르는 거대한 역동성을 설명해 줍니다. 한반도의 지질도를 살펴보면 암석의 종류와 나이가 매우 복잡하게 얽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한반도는 크게 북부, 중부, 남부의 세 가지 지괴로 나뉘며, 이는 다시 여러 개의 지체 구조구로 세분화됩니다. 낭림 육괴, 경기 육괴, 영남 육괴와 같은 고원생대 암석들은 약 25억 년 전부터 형성되어 한반도의 기초를 이루었습니다. 암석의 종류를 파악하는 것은 곧 그 땅이 언제,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는지를 이해하는 열쇠가 됩니다. 비록 그 구조가 매우 복잡하여 해석이 쉽지 않지만, 지질학적 연구를 통해 한반도 형성의 비밀이 서서히 밝혀지고 있습니다. 지질학적으로 한반도는 인접한 중국 대륙과 밀접한 연관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중국 대륙이 중한 지괴와 남중 지괴의 충돌로 형성되었듯이, 한반도 역시 여러 땅덩어리가 모여 완성되었습니다. 특히 약 2억 5천만 년 전은 한반도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시기입니다. 이 시기를 기점으로 서로 떨어져 있던 지괴들이 충돌하여 합쳐지면서 오늘날 우리가 아는 한반도의 기틀이 마련되었기 때문입니다. 2억 5천만 년 전 이전과 이후는 완전히 다른 세계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이 거대한 충돌 사건은 한반도 지질 역사에서 가장 결정적인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시간을 더 거슬러 올라가 약 10억 년 전에는 지구상에 로디니아라는 거대한 초대륙이 존재했습니다. 당시 한반도를 구성하던 지괴들은 지금과는 전혀 다른 위치에 흩어져 있었으며, 8억 5천만 년 전부터 초대륙이 분열되면서 각자의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예를 들어 충청 지역의 옥천 누층군은 당시 남중 지괴의 일부로서 분열 과정에서 생성된 퇴적층으로 해석됩니다. 이처럼 한반도의 땅덩어리는 수억 년의 시간 동안 모이고 흩어지는 과정을 반복하며 현재의 위치에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우리 발밑의 암석들은 그 머나먼 시간 여행의 증거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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