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학인터뷰] 함유근_ 지구온난화, '어쩔 수 없다'? | 2020 가을 카오스강연 'Ai X'
기후예측은 매 계절 그 결과가 실제로 맞았는지를 엄격하게 검증받는 매우 혹독한 학문입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이례적으로 긴 장마는 지구온난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북극의 차가운 공기가 이례적으로 남하하며 장마 전선의 북상을 막았는데, 이는 시베리아의 고온 현상과 그로 인한 고기압 발달이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비록 기후의 자연적인 변동성 범위 내에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나,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장마 일수는 지구가 우리에게 보내는 강력한 경고일 수 있습니다. 엘니뇨는 열대 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소보다 높아지는 현상으로, 그 영향은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전 지구로 퍼져나갑니다. 마치 호수에 던진 큰 돌멩이가 물결을 일으켜 호수 전체로 퍼지는 것과 같습니다. 실제로 강한 엘니뇨가 발생했던 시기에는 인도네시아와 호주에서 대규모 산불이 발생했으며, 동태평양의 강수량은 급증하는 반면 서태평양 지역은 극심한 가뭄을 겪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엘니뇨는 지구 전체의 기상 패턴을 뒤흔들며 인류의 삶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강력한 기후 변동 요인입니다. 기존의 엘니뇨 예측은 전 지구 가상 시뮬레이션을 돌리거나 과거의 데이터를 활용한 통계적 기법에 의존해 왔습니다. 하지만 전통적인 통계 모델은 선형적인 한계로 인해 복잡한 기후 변화를 정교하게 예측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에는 딥러닝과 같은 인공지능 기술이 도입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은 과거의 방대한 기후 데이터를 학습하여 복잡한 비선형 패턴을 파악함으로써, 미래의 엘니뇨 발생 가능성을 기존 방식보다 훨씬 높은 정확도로 예측하며 기후 과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습니다. 지구온난화가 인간의 활동으로 인해 발생했다는 사실은 이미 과학계에서 논쟁이 끝난 정설입니다. 우리가 문제를 일으킨 주체인 만큼, 우리의 노력으로 변화의 속도를 늦추는 것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경제 위축에 대한 우려도 존재하지만, 신재생 에너지를 중심으로 하는 그린 뉴딜과 같은 정책은 산업 활동을 유지하면서도 환경을 보호할 수 있는 대안이 됩니다. 에너지 절약과 같은 일상적인 실천부터 정책적인 지지까지, 파국적인 결말을 막기 위해서는 기후 변화에 대한 선제적인 인식 변화와 적극적인 행동이 절실한 시점입니다. 기후 연구의 길은 순탄치 않으며 연구자 역시 수많은 슬럼프를 겪습니다. 인공지능에 대한 지식이 전무했던 상태에서 기후 데이터의 부족이라는 난관을 뚫고 네이처지에 논문을 게재하기까지의 과정은 끊임없는 도전의 연속이었습니다. 이러한 경험은 후학들을 지도할 때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깊은 공감과 위로를 나누는 밑거름이 됩니다. 지도교수라는 권위보다는 선배의 마음으로 연구의 방향을 함께 고민하고 슬럼프 극복을 도울 때, 기후 위기를 해결할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연구 성과도 지속적으로 탄생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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