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학인터뷰] 주일우 KAOS 과학위원 인터뷰 영상
융합이라는 영역은 단순히 의도적인 노력만으로 도달할 수 있는 목적지가 아닙니다. 많은 이들이 융합을 목표로 새로운 커리큘럼이나 학과를 개설하며 인위적인 변화를 시도하지만, 진정한 의미의 융합은 한 분야에서 오랫동안 전문성을 쌓아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합니다. 자신이 맡은 영역에서 깊이 있게 일을 해나가다 보면 새로운 필요를 마주하게 되고, 그 지점에서 비로소 새로운 영역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따라서 융합은 의도적인 설계라기보다 한 분야에서 성실히 정진했을 때 따라오는 일종의 보상과도 같습니다. 성공적인 과학 행사를 기획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그 행사가 놓인 맥락을 깊이 있게 연구해야 합니다. 강연자나 퍼포먼스를 수행하는 참여자들의 특성을 사전에 철저히 파악하는 것은 물론, 행사가 개최되는 장소의 지역성과 역사성에 대해서도 전문가들과 함께 공부하는 과정이 필수적입니다. 이러한 세밀한 분석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행사는 주변 환경과 어우러지지 못하고 생뚱맞은 결과물이 될 수 있습니다. 참여자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그들이 무엇을 보여줄 수 있는지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기획의 핵심입니다. 문학과지성사는 순수문학의 산실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한국 SF 문학의 기틀을 마련한 선구적인 역할을 해왔습니다. 듀나와 같은 SF 작가들의 초기 활동을 지원하고 복거일 작가의 작품들을 꾸준히 출간하며 장르의 지평을 넓혀왔습니다. 특히 20년 전 집필이 중단되었던 역사 SF 소설 '역사 속의 나그네'가 전 6권으로 완간된다는 소식은 매우 뜻깊습니다. 현대의 지식을 가진 주인공이 조선 시대로 돌아가 겪는 이야기는 오늘날 흔히 볼 수 있는 설정의 원형으로서, 한국 장르 문학의 깊이를 보여주는 소중한 자산이 될 것입니다. 전문가들이 특정 분야의 깊이를 책임진다면, 기획자는 그 콘텐츠의 전체적인 모양을 빚어내고 실행에 옮기는 제너럴리스트의 역할을 수행합니다. 기획자들은 때로 자신의 작업이 일회성으로 끝나고 남는 것이 없다는 고민에 빠지기도 하지만, 이들이 만들어낸 결과물은 아카이브처럼 쌓여 새로운 문화를 형성하는 밑거름이 됩니다. 개별적인 지식들을 엮어 하나의 완성된 흐름으로 만드는 일은 결코 작지 않은 성과입니다. 따라서 기획자로서의 자부심을 가지고 지식의 파편들을 모아 문화적 가치를 창출하는 일에 매진하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민간 주도로 운영되는 카오스재단은 과학을 중심으로 문화와 예술이 어우러지는 새로운 소통의 장을 지향합니다. 과학자들이 자신의 생각을 대중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통로가 됨으로써, 우리 사회가 더욱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자 합니다. 비록 재단의 기틀을 잡아가는 과정에서 여러 어려움이 따르겠지만,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힘을 합쳐 나간다면 과학이 일상의 문화로 꽃피는 성숙한 사회를 만드는 데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과학과 대중 사이의 거리를 좁히는 중요한 발걸음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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